[천자 칼럼] 불혹의 KBO 스타들

입력 2022-10-07 17:56   수정 2022-10-09 11:57

흑인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허용된 1940년대 후반, 사첼 페이지가 메이저리거로 데뷔한 것은 42세 때였다. 20여 년간 흑인 니그로리그와 중남미리그에서 비공식이긴 하나 55번의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전설의 투수였다. 메이저리그 첫해 2.48의 출중한 방어율과 함께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첫 번째 흑인 선수가 돼 소속팀 클리블랜드의 우승에 큰 기여를 했다. 5년간 메이저리거로 있다가 독립리그로 돌아간 페이지는 1965년 59세8개월의 나이에 연금 수령 조건을 채우기 위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다시 올라 3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낸다. 환갑에도 그가 피칭할 수 있었던 비결은 생활수칙 17가지를 적은 카드를 늘 지니며 실천할 정도로 지독한 자기 관리 덕이다. ‘차가운 물은 마시지 않는다’ ‘튀긴 음식은 입에 대지 않는다’.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이다. “네가 몇 살인지 기억나지 않는다면 네 나이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답은 네가 행동하는 게 네 나이다.

미·일 통산 4367개로 세계 최다 안타 기록을 갖고 있는 스즈키 이치로. 태어나서 자신과의 약속을 한 번도 어겨본 적이 없다는 그가 지키지 못한 대표적인 게 은퇴 시점이다. 51세 은퇴를 목표로 등번호를 51번으로 삼았던 그가 은퇴한 때는 46세였다. 그는 경기장 도착부터 모든 행동이 분 단위로 이뤄진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고,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음식을 먹고, 출근길 코스는 물론 차선도 일정하다. 1년 동안 몸무게 변화는 1파운드(450g)를 벗어나는 법이 없다. 그는 자신을 야구 천재라고 부르는 데 대해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천재가 있다면 나는 천재가 아니다”고 했다.

‘조선의 4번 타자’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오늘 부산 사직구장에서 ‘라스트 댄스’를 춘다. 그 역시 특유의 성실함과 열정으로 불혹의 나이까지 성공한 야구 인생을 걸어왔다. 그의 부산 수영초등학교 동창인 SSG 추신수, SSG에서 추신수 바로 옆의 라커룸을 쓰는 김강민, 삼성 라이온즈가 한 번 더 우승한 뒤 은퇴하겠다는 ‘돌부처’ 오승환 모두 한국 프로야구(KBO)가 생겨난 1982년생 동갑내기다. 이들의 투혼 덕에 오늘도 야구팬들은 즐겁다.

윤성민 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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